대한민국 매쉬업경진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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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행사

[스크랩] NHN-다음, 매쉬업 경진대회를 가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4. 23. 02:16
블로터넷 이희욱 기자님의 매쉬업 경진대회 본선 후기 입니다. 너무 잘 적어 주셔서 실례를 무릎쓰고 가져왔습니다. 본 게시물은 비영리 경진대회인 본 홈페이지에만 게시됩니다.

- 원작자: 블로터넷 이희욱 기자
- 출저: 블로터넷 NHN-다음, 매쉬업 경진대회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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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다음, 매쉬업 경진대회를 가다

나름 여유를 부렸는데도 행사 시작 10분 전에 겨우 도착했다. 본행사가 시작되지 않아 어수선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차분한 분위기였다. 아직은 자리의 여유가 있었다. 뒷좌석에서 느긋이 발표를 지켜보며 행사 분위기를 스케치하기로 했다.

이 곳은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이 공동 진행하는 '2007 대한민국 매시업 경진대회' 본선대회장이다. 국내 인터넷기업의 쌍두마차인 NHN과 다음이 함께 진행하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두 기업 실무담당자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보인다. 응시자들의 아이디어를 직접 보면서 서비스에 활용할 방안을 마련할 생각이었으리라. 방청객의 절반은 본선 참가자들과 이들을 응원하러 온 지인들로 보였다. 그 빈 자리를 다음과 NHN의 직원들과 진행자들이 채우고 있었다.

네이버와 다음은 자사 서비스의 상당수 API를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API를 공개하면 전문적인 개발지식이 없는 사람도 이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볼 수 있다. 예컨대 다음 지도API를 이용해 자신의 블로그에 간단한 지도 서비스를 붙일 수 있는 것이다.
네이버 Open API다음 DNA 오픈API 사이트를 방문하면 이들이 공개한 API 목록과 함께 다양한 API를 직접 받아 활용할 수 있다.

매시업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간다. 공개된 API를 있는 그대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조하는 것이 매시업의 목적이다. 이를테면 구글의 위성지도 API를 이용해 각 집과 건물마다 부동산 정보를 덧붙이는 식이다. 창조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공개된 API를 이용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서비스를 어렵잖게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NHN과 다음이 API를 공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번같은 매시업 경진대회를 여는 것도 젊은 개발자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발굴하고자 함이다.

333개팀 63개 작품 예선 거쳐 8개팀 결선 벌여

행사가 시작되고 주최측의 간단한 설명이 이어졌다. 이번 2007 대한민국 매시업 경진대회를 위해 다음과 NHN은 2월초
공식 블로그를 열고 참가신청과 행사설명회 접수를 받았다. 행사는 서울(연세대)과 대전(KAIST)에서 각각 한 차례씩 열릴 예정이었는데, 접수 하루만에 서울행사가 마감되는 등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었다. 애당초 두 번으로 계획된 설명회를 한 번 더 추가한 것도 이런 이용자의 뜨거운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서였다.

행사는 개인 또는 팀 단위로 참가할 수 있었는데, 이번 대회에선 모두 333개 팀에서 63개의 작품이 접수됐다. 다음쪽 행사책임자인 윤석찬 기술혁신센터 DNA랩 팀장은 "애당초 40~50여개 작품을 예상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많은 작품이 응모했고 작품 수준 면에서도 기대를 웃돌았다"고 흐뭇해했다. 응모된 작품은 두 업체 기획·개발·UI 팀장 등 6명의 심사를 거쳐 학생부 3팀, 일반부 4팀, 특별상 1팀 등 모두 8개 본선진출작을 가려냈다. 이 날은 이들 8개 팀의 프리젠테이션을 심사해 최종 수상작을 결정하게 돼 있었으니, 참가팀으로선 '결전의 날'인 셈이었다.
NHN-다음 '2007 대한민국 매시업 경진대회' 본선
행사의 중요성을 실감케 한 것은 NHN과 다음 두 회사 대표들의 등장이었다. 깜짝 이벤트쯤으로 여긴 행사에 나란히 참석한 최휘영 NHN 대표와 석종훈 미디어다음 대표는 약속이나 한 듯 "참가자들의 작품을 보고 아이디어와 완성도에 깜짝 놀랐다"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앞으로도 매년 매시업 경진대회를 여는 것은 물론, 이번 경진대회를 계기로 두 회사가 손잡고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본선 심사위원은 모두 4명이었다. 류한석 소프트뱅크미디어연구소장, 최소영 다음 CSO(최고전략책임자), 위의석 NHN 플랫폼개발센터장, 김종화 윙버스 사장 등이다. 심사위원을 대표해 류한석 소장이 간단한 심사기준을 발표했다. 행사일정에 없던 발표였던지, 류한석 소장은 다소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즉석에서 순발력 있게 심사기준을 열거했다. "창의성 20점, 완성도 10점, 서비스 가능성 10점, 발표태도 10점, 여기에 예선결과를 참조해 종합점수를 산정하겠습니다. 이상!" 역시 관건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였다.  

이번 대회는 다음과 네이버의 공개 API 뿐 아니라 구글이나 플리커 등 이미 공개된 다른 API를 활용하는 것도 허용했다. 그 덕분에 다양한 API를 활용한 아이디어 작품이 많이 나왔다. 다만 '적어도 1개 이상의 다음이나 네이버 API를 활용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었다.

열띤 프리젠테이션…순수·열정·재기발랄함에 취하다

특별상이 확정된 '두빛나래'팀의 '
올앰프'를 시작으로 본선 작품 프리젠테이션의 막이 올랐다. 두빛나래의 올앰프는 노래 목록이나 가수명으로 손쉽게 원하는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찾아주는 서비스다. 라스트FM의 음악재생 API와 네이버 블로그 검색 API를 결합했다. 예컨대 'beatles'를 입력하면 '공감점수'가 가장 높은 'Let It Be'가 최상위에 뜨도록 하거나, 오른쪽 사이드바에 비슷한 취향의 가수목록이 뜨는(예컨대 '비틀즈' 검색시 '밥 딜런'을 추천하는 식) 등 재미있는 기능들이 들어 있었다. 이미 특별상이 확정된 상태에서 한 발표인지라, 긴장감 없이 물 흐르듯 발표가 이어졌다.

두빛나래 '올앰프'본격적인 본선 프리젠테이션이 시작됐다. 첫 테이프는 개인 일반부의 전용우 씨가 끊었다. '
iShop'은 일종의 북마크 쇼핑 서비스다. 원하는 물건을 검색한 뒤 마음에 드는 검색결과 URL을 곧바로 마우스로 드래그해 왼쪽 사이드바에 옮기면 자동으로 딜리셔스에 북마크하는 서비스다. 전용우 씨는 "백화점에 들어갔을 때 물품을 찾고 구매하는 방식을 웹에 똑같이 구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보관한 정보를 편집하거나 간단한 설명을 곁들일 수도 있다. 첫 순서인지라 떨렸음직도 한데, 무난히 프리젠테이션을 마쳤다. 하지만 심사위원으로부터 "검색결과 URL만 보관하는 건 효용성이 떨어지지 않나"는 지적을 받았다.

전용우 'iShop'두 번째 발표자인 신기배(개인·일반부)씨의 '
님아 어디 갈려구요?' 는 재미있는 서비스명으로 시작부터 눈길을 끌었다.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했는데, 세계 3개 주요 공항을 중심으로 다음과 네이버의 여행리뷰를 검색해 관련 상품을 찾아주는 서비스다. 풀다운 메뉴에서 미국 '뉴욕공항'을 선택하면 지도 위에서 비행기가 뉴욕공항으로 이동하면서 하단에 네이버와 다음에서 찾아낸 할인항공권 정보, 관련도서와 여행상품, 네이버와 다음의 블로그 및 카페글 등이 뜬다. 재치 있는 발표로 좌중을 웃겼지만, "서비스가 비교적 단순하고, 공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사이트가 버벅거린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희만 'Lump of Thought!'서희만(개인·학생부)씨는 등장부터 심상찮았다. 느닷없이 심사위원석으로 가서 명함을 돌려 방청객을 웃긴데다 귀여운 외모와 수줍음 많은 행동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너무 수줍어하는 탓에 발표 초반에는 자신의 작품 '
Lump of Thought!'(LOT, 생각이 자라나다)의 컨셉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는데, 막상 시연에 나서자 사람들의 탄성이 이어졌다. 네이버와 다음이 검색결과에 '연관어'를 보여준다는 사실에 착안해, 검색어를 입력하면 연관어들이 트리 방식으로 해당 검색어 주변에 퍼지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서비스다. 플래시 기반으로 제작했다. 서희만 씨는 매력적인 발표태도로 방청객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고 심사위원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한 심사위원이 "기존에도 비슷한 서비스가 많이 있는데, 혹시 참고한 것이 없냐"고 묻자 "인터넷으로 폭죽놀이를 하는 컨셉으로 제작했다"고 대답했다.

Top-mashers 'Book Search 2.0''Top-mashers'팀의 '
Book Search2.0' 은 도서검색 서비스다. 도서검색과 상품검색은 자바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했고, 나머지 서비스들은 웹서버에서 독립적으로 돌아가도록 했다. "서비스와 서비스의 매시업을 넘어, 플랫폼과 플랫폼의 매시업을 구현하려 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책을 검색하면 가격정보와 구매 사이트, 해당 도서정보 등을 띄워주고 네이버 뉴스와 블로그, 사이트 검색결과를 연동했다. 실용적인 서비스이긴 하지만 기존 API를 활용한 데서 그쳤다는 점에서 독창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엄마친구아들 'LBS2.0 Simulator''엄마친구아들'팀은 위치기반서비스(LBS)를 이용한 지역정보 추천서비스 '
LBS2.0 Simulator' 를 선보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추론엔진인 '보쌈'과 다음의 여행·숙박정보를 매시업하고 LBS와 연계해 지역별로 여행지나 숙박지 등의 정보를 찾아주는 '위치정보 기반 추천서비스'다. 지도 위에서 동적으로 움직이는 서비스 화면이 눈길을 끌었는데, 추론엔진 자체의 성능이 아직은 실제 서비스 구현에는 부족하다는 반응이었다.

손상모 'Miya'손상모(개인·일반부) 씨는 '최고령 본선 진출자'답게 차분하고 안정된 발표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전세계 주요 대학의 정보를 디렉터리로 모아 검색할 수 있는 '
Miya' 를 선보였다. 구글맵, 플리커, 구글 AJAX 검색, 야후 날씨, 다음 및 네이버 웹문서·사전·블로그·카페·지도·여행 등 무려 10여개의 API를 결합해 전세계 대학정보를 입체적으로 구현했다. 지역, 학교, 링킹, 리그, 검색에 따라 대학을 분류·검색할 수 있으며, 대학 순위는 위키피디아의 '세계의 대학 100위' 정보를 이용했다. 자바를 이용해 서비스가 다소 무겁기는 해도 실용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심사위원들도 높은 관심을 보였는데다 실제 서비스 가능성도 높아 유력한 1위 후보로 떠올랐다. 다만, 독창성이 다소 부족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손상모 씨는 "네이버나 다음 API 가운데 아쉬웠던 대목이 없었냐?"는 심사위원의 질문에 "솔직히 두 업체 API 가운데 쓸 만 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며 일침을 가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API를 공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원하는 API를 블로그나 카페에 붙일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했으면 한다"며 가시돋친 지적도 잊지 않았다.
기념촬영
행사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마지막 팀이 등장했다. 'Boy's on TOP'팀의 '
거침없이 글짓기' 는 결론부터 말하면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발표자인 정원석 씨의 발표 기술도 뛰어났거니와, 서비스의 독창성이나 아이디어도 감탄을 연발시켰다. 발표작 가운데 유일하게 웹이 아닌 클라이언트 기반의 SW 형태로 제작된 '거침없이 글짓기'는 영어 문장을 입력하면 구글의 검색 API를 이용해 구글 웹문서를 뒤져 가장 많이 등록된 표현을 기준으로 문장을 교정해주는 서비스다. 구글의 웹문서가 방대한 만큼,  검색 결과수가 많으면 곧 많은 사람들이 쓰는 표현이라 간주한 것이다. 말하자면 '집단 지성'의 힘과 구글의 검색기술을 살짝 빌려 멋진 서비스를 구현한 셈이다. 검색을 되풀이해도 구글 서버에 부하를 줄 뿐 이용자 PC에는 아무런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SW 형태로 선보였지만 파일형식만 변형하면 마이크로소프트 닷넷 프레임워크 2.0 기반의 웹서비스로 간단히 전환할 수 있다. 더구나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사람도 없이 저런 형태의 영작문 교정 SW를 만들어낸 것은 집단지성의 힘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한마디로 '아이디어의 승리'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멋진 서비스였다.  

결선이 끝나고 심사위원들이 짧은 회의를 거쳐 수상작을 차례로 발표했다. 예상대로 1등상인 대상에는 마지막 발표자인 'Boy's on TOP'팀의 '거침없는 글짓기'가 선정됐다. "나머지 수상작들도 뛰어났지만, 창의성에 가장 높은 점수를 두었다는 점에서 어렵잖게 1등을 뽑았다"고 위의석 NHN 플랫폼개발센터장은 밝혔다. 모든 수상자들은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 입사시 서류전형을 면제해주는 특혜를 받는다. 무엇보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수상과 상금 이상의 배움을 얻었으리라 믿는다. 다음과 NHN의 매시업 경진대회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쭈욱~.